[馬高人] 시인_ 천상병(千祥炳) 본문
마산고등학교 제10회 졸업생인 천상병 시인의 유품이
모교 전시관에 비치되어 있다.
가난한 시인 천상병의 행적은
같은 동기인 나의 큰 형님이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두분 다 고인이 되었지만.
한 분은 영천 국립묘원에,
또 한 분은 여기 모교 전시관에 행적을 남기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우연히 길거리에서라도 '천상병'을 마주치면 인사 다음으로
"돈 좀 없냐?" 라며 구걸아닌 구걸을 했다는데
형님의 말로는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았다고 했다.
그의 이름대로
비록 몸은 가난했어도 영혼은 상(祥)서러웠고, 밝(炳)았으리라.
가난한 시인 천상병 선배의 시 한 수 읊고 싶다.
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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