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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올메이트의 여정 2

 

나보다 2회 빠른 마고19회 선배님께서 책을 한권 보내셨다.

'소올메이트의 여정 2'

선배님이 직접 집필한 책은 아니고 형수님께서 쓰신 것으로, 이 시리즈 외에

<숲으로 가는 계단> 다음 칸으로> <꽃은 피고 지고> <네가 있어 정말 좋았다> 등의

공저가 있군요.

 

책의 말미에 남편 김상호 선배님이 남긴 출간 축하메시지를 옮겨 봅니다.

블로그에 올리기에는 약간 길다는 느낌이지만 차분히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클래스메이트에서 소올메이트로 -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홀로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들었다. 나뭇잎은 먼저 떨어진 패배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 당당함을 과시하는 삶의 징표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오른다.

 

쌓이고 모아진 우리의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3학년, 6·25전쟁으로 인해 아내는 피난을 이곳 마산으로 왔다. 같은 학교에서 한 반의 되어 공부하게 되면서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내 아버지께서 우리 집 바로 앞에 집 한 채를 마련해 주셔서 아내의 식구들은 피난 살림을 시작했다. 우리는 같은 반에서 공부하게 되어 매일 아침이면 학교 갈 때 돌아가신 장모님의 배려로 아내를 데리러 가게 된 것이 큰 인연이 되었다. 또한 어린 마음에 같이 등교하는 것이 무척 좋았다. 설레고 기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니 단발머리에, 서울 말씨에, 총명스럽고 단아한 얼굴이 나에겐 좋았다. 또 학교가 끝나면 집 앞마당에서 숨바꼭질, 깡통차기, 달리기 등으로 장난치며 놀던 그 어린 시절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 함께 뛰놀고 즐거웠던 시절도 잠시, 2년도 못되어 다른 지방으로 아버지 따라(은행원) 이사를 가게 되어 전학을 가버렸다. 초등학교 졸업을 일 년 남기고 떠난 것이다.

그 후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눈 것이 계기가 되어 서로의 소식과 안부를 전하는 것이 일과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중학 시절에 편지 속에 서로의 독사진과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사진을 넣어 보내며 우정을 나누었던 추억이 새롭다.

 

언젠가는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직접 만나러 찾아간 적도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로 어린 나이에 겁 없던 짓을 했던지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주고받은 편지가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져 수백 통에 이른다. 우체부 아저씨의 발길도 바빴지.

 

지금도 천사 같은 배달부 아저씨의 얼굴이 생생히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엔 직접 서울로 올라가 중앙청 앞에서 만나 누나들 친구를 앞세워 고궁에서 사진을 찍고 영화관에 갔던 일들이 눈앞을 지나간다. 다시 서울로 대학에 진학하여 서로의 만남은 이어져 갔다. 4·19와 5·16혁명, 6·3데모 등으로 혼란한 대학 시절이었지만, 명동과 무교동에서 막걸리로 갈증을 풀어가며 젊음을 불태웠던 대학 시절이 몹시 그립다. 친구들과 같이 동대문 운동장에서 벌어진 정기 고연전의 열띤 응원, 신촌과 안암동을 오가며 막걸리 맛에 취해 젊음을 불태웠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리고 대학 재학 중 학보병으로 군대 생활을 마치고 복학생으로 남은 대학 시절을 보내면서, 하숙 생활에 많은 힘이 되어준 것이 가장 고맙기도 하다. 우리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우정으로 맺어진 부부 사이로 결혼을 하게 되었지. 몰론 양가의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도 어린 시절의 그 단발머리 헤어스타일은 여전하다. 흰머리의 숫자만 늘어날 뿐이지 미장원에 가지 않는 단발머리는 절약의 최대 장점이라 훌륭한 재태크에 일조가 되고 있다. 그것보다 어릴적의 그 단발머리를 지금껏 지키는 모습은 발랄한 지성의 상징이며 나의 찬사 받는 매력임에 틀림이 없다. 아니 초심을 버리지 않는 마음의 자세는 너무나 아름답다.

 

이제 우리 식구가 모두 13명의 대가족을 이루며 각자 자기의 목표를 향해 웃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부엌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음식을 장만하는 아내의 모습은 아름답고 건강해 보인다. 단발머리 소녀가 단발머리 할머니가 되어 오늘도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은 할머니가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쓴 글을 한데 모아 책을 편다니 정말 대견스럽다. 등단한 지 오래되었지만 늦게라고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출간하게 되어 정말 축하해 주고 싶다. 한데 어우러져 한 편의 인생 드라마를 펼치며 클래스메이트에서 소울메이트로 살아갈 것을 약속합시다.

 

다시 한번 책 펴냄을 축하하오.

 

김상호(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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