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히 요즘, 트래킹을 하다보면 앞을 가로막는 녀석이 있다. 눈에 잘 뵈지도 않는 외줄을 탄 녀석이 바람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긴다. 마누라는 질겁을 하지만, 나는 조용히 스킥으로 거미줄 같은 실을 나무가지에 걸쳐준다. 그의 목적지가 어딘였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걸어준 가지 끝이 바로 녀석의 목적지가 아니겠는가.